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로 잘 알려진 유발 하라리(44·사진)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가 전 세계가 증오보다는 연민과 연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현지 시간) 독일 방송 도이치벨레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인류는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과학적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가장 위험한 것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악마인 증오, 탐욕, 무지”라고 경고했다.
하라리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디지털 감시 체제를 구축하면서 전체주의가 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이를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에 거짓말을 했던 정치인을 믿지 말고 코로나19에 대해 과학에 근거해 답변하는 사람을 믿어라”며 “정부가 시민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 시민들도 정부를 더 면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라리 교수는 또 팬데믹이 끝난 뒤 학교에서 폭넓은 과학 교육을 제공하고 기후변화 등 과학자들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라리 교수는 “일부 정치인은 과학자를 시민과 유리된 엘리트라 공격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과학”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팬데믹은 21세기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코로나 이후에는 전염병 감염 위험이 없는 로봇과 컴퓨터가 인간을 대신하며 노동시장의 구조가 바뀔 것”이라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는 우리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