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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재등장 다음날…北, 南 GP에 총격

Posted May. 04, 2020 07:50,   

Updated May. 04, 20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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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잠적 2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김 위원장의 모습이 공개되고 하루 뒤인 3일 북한군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의 최전방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하는 기습 행동을 감행했다. 김 위원장 신변 이상설의 혼란 국면과 DMZ 기습 도발을 연계해 북한이 다시금 한반도 정세의 판 흔들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일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지난달 11일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15일 김일성 생일 참배 등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지 20일 만에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 북한은 김 위원장이 혼자 걷는 장면이나 흡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동식 카트를 타거나 다리를 살짝 저는 모습도 보였지만 중태설과는 거리가 있는 비교적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남의 부축을 받거나 지팡이를 짚지도 않았다. 김 위원장은 “순천 인비료공장의 완공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이후 이룩한 첫 성과이며 화학공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마라톤 전원회의에서 강조한 ‘정면돌파전’의 성과를 직접 챙기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동향을 추적해 온 한미 연합 정보자산의 대응을 분석하는 동시에 총선을 마친 서울과 11월 대선을 앞둔 워싱턴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공개 시점을 결정했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김 위원장의 등장과 관련해 “그가 돌아온 것, 그리고 잘 지내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고 적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깜짝 행보’가 공개된 다음 날 북한군은 DMZ 내 우리 군의 최전방 GP에 총격을 가했고, 군이 경고사격에 나섰다.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가 체결된 이후 북한이 DMZ에서 아군에 총격을 가한 것은 처음이다.

 군에 따르면 3일 오전 7시 41분경 강원 철원지역 중부전선 DMZ에서 여러 발의 총성과 함께 아군 GP로 총탄이 날아들었다. 군은 GP 외벽에서 피탄 흔적을 확인한 후 북한군 GP에서 기관총을 쏜 걸로 판단하고, K-6 기관총 등으로 두 차례 경고사격(10여 발씩)을 한 뒤 경고방송을 실시했다. 북한군의 추가적인 움직임은 없었고, 군은 발사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