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가 8일(현지 시간)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해 “건강한 담론이 지속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 누구도 동맹이 침식되는 걸 보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측이 한국 측에 지난해보다 49% 늘어난 13억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등 분담금 증액 압박이 이어지면서 한미 동맹 약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쿠퍼 차관보는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 등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한 뒤 “의사소통이 결코 멈추지 않았으며 건강한 담론이 지속되고 있다”며 “모든 의사소통 라인이 계속 열려 있고 활동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워싱턴이든 서울이든 누구도, 어떤 당사자도 동맹의 침식을 원치 않는다. 기본적 관점에서 본다면 동맹은 튼튼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중 누구도 동맹이 침식되는 걸 보길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분명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쿠퍼 차관보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한국은 인도태평양 ‘성단(星團)’ 중 빛나는 별 중 하나”라며 “우리는 서로를 돕는 데 있어 매우 멋지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치켜세웠다.
또 주한미군 내 한국인 군무원 무급휴직 사태의 영향과 협상의 긴급성에 대한 질문에는 “긴급성에 대한 인식이 상실된 것은 없다”며 “무급휴직이 된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세에서 출근을 하지 못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무급휴직)이 분명히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무급휴직된 인원들이 어쨌든 그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때문에라도 주한미군 군무원의 근무 차질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내세워 이번 사태의 파장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