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인기 스타 파울로 디발라(27·아르헨티나)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훈련을 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응원 댓글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다시는 아프지 말길” “극복의 아이콘이 돌아왔다” 등 6000개 넘는 메시지가 쏟아졌다.
팀 훈련장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개인 슈팅 훈련 등을 하는 디발라의 모습에 팬들이 이토록 환호하는 이유는 그가 오랜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워 왔기 때문이다. 디발라가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은 3월 22일이었다. 발병 초기 그는 “숨을 쉬기가 어렵고 5분만 운동해도 힘이 든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자가 격리와 함께 치료에 돌입한 이후로도 고난은 계속됐다. 상태가 호전돼 검사를 받으러 가면 거듭 양성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CBS스포츠에 따르면 디발라는 최초 확진을 포함해 6주 동안 4번이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악몽과도 같았던 싸움은 최근에야 끝났다. 유벤투스 구단은 7일 “디발라가 두 번에 걸친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더는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디발라는 “축구 경기와 훈련이 이렇게 그리웠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빨리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를 달리며 골을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함께 유벤투스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디발라(91골·216경기)는 “투병 기간에 떨어진 신체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발라는 곱상한 외모와 한 손으로 브이(V) 모양을 만든 뒤 입 주위에 대는 ‘마스크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선수다.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한국 팬에게 받은 과자 사진도 올라와 있다. 디발라는 자가 격리 기간에 태극기를 포함해 여러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쓴 자신의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여 왔다. 디발라는 “코로나19로 많은 사회 활동이 멈춘 요즘 우리는 휴일 같지 않은 휴일을 보내고 있다. 정상적 생활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리에A는 18일부터 팀 단체 훈련이 허용될 예정이지만 리그 재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