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 20일 건립할 예정이던 유관순 동상(사진)의 건립이 무기한 연기됐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는 “정부에서 지원이 어렵다고 해 예산이 부족하다. 가능한 방법을 찾아 올해 안에 제막식을 열고 싶다”고 했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는 이달 말 예정이던 동상 건립을 잠정 연기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서대문구에 전달했다. 원래 기념사업회는 20일 제막식을 목표로 동상을 제작해왔다.
20일은 101년 전 유 열사가 서대문형무소에 처음 수감된 날이다. 유 열사는 이곳에서 일제의 고문에 시달리다 1920년 9월 28일 숨을 거뒀다. 옥중 만세운동을 주도하는 등 죽기 전까지 조국 독립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동상은 높이 3.2m 크기로 김행신, 김대길 전남대 예술대학 교수의 작품이다. 원래 원로 조각가인 김행신 교수가 작업을 주도했으나, 지난해 김 교수가 별세한 뒤 제자인 김대길 교수가 이어받았다. 예술대학 다른 교수들과 학생들도 힘을 보탰다.
현재 동상 제작은 모두 마무리돼 서울로 옮겨졌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제막식 날짜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 기념사업회는 “주무부처인 국가보훈처에 제작비용 일부(30%)를 지원해주길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고 했다. 보훈처는 올해 예산 편성이 마무리돼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유 열사 고향인 천안시에도 요청했지만 명쾌한 답은 받지 못했다고 한다.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은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그의 희생을 기리는 일인 만큼 국회의 관련 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계속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강승현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