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2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 종 자이언트판다가 국내에서 처음 태어났다. 삼성물산은 22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국내 유일의 판다 한 쌍인 암컷 아이바오(7세)와 수컷 러바오(9세) 사이에서 20일 오후 9시 49분 아기 판다(암컷)가 진통 시작 1시간 30분 만에 길이 16.5cm, 몸무게 197g으로 태어났다고 밝혔다.
아이바오, 러바오 판다 커플이 2016년 3월 한국에 들어와 에버랜드에서 지내게 된 지 1601일 만이다. 입국 당시 각각 만 3, 4세였던 부모 판다는 에버랜드에서 건강하게 120kg대의 성체로 자라며 지난해부터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판다는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으로 3, 4월경 1∼3일에 불과하다. 또 새끼는 성체 체중의 800분의 1∼900분의 1 수준의 미숙아 상태로 태어난다. 이 때문에 번식에 어려움이 크다. 강철원 사육사는 “서로의 체취에 익숙해지도록 주기적으로 방을 바꾸고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 최적의 합방일을 선택해 올 3월 자연 교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새로 태어난 판다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국적’을 물려받아 중국 소유다. 부모 판다는 중국 정부가 빌려주는 형태로 한국에 와 있었다. 새끼 판다는 한국이 50만 달러의 기금을 내고 성체가 될 때까지 사육한 뒤 4∼5년 후 중국으로 돌려보낸다. 관람객 공개는 생후 5∼6개월 후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황태호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