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27일 오전 10시 폐쇄됐다. 미국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따른 보복 조치로 중국 정부가 폐쇄를 요구한 지 72시간 만이고, 1985년 문을 연 지 35년 만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청두 총영사관의 업무를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종료했다”면서 “중국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앞서 청두 미 총영사관은 폐쇄 준비를 위해 사흘 동안 이사용 화물 트럭 5대를 투입했으며, 미 당국자 등은 폐쇄 이전에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오전 11시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우리(외교부 관계자)는 정문을 통해 들어가 정당하게 청두 미 총영사관 접수 절차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외교 관계자들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뒷문을 열고 힘겹게 들어간 것을 상기시킨 것이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오전 6시 18분부터 총영사관에 걸려 있던 성조기의 하강식 장면을 웨이보에 생중계했다. 이런 모습에 이용자들은 20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달았다. 전날부터 현장에 몰려든 수천 명의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고, 한 남성은 총영사관 앞에서 폭죽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두 미 총영사의 부인이 부각되면서 중국 누리꾼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짐 멀리낵스 주청두 총영사의 부인은 대만 출신 가수이자 음식칼럼니스트 좡쭈이(莊祖宜)로 소셜미디어에서 59만 명의 팔로어를 갖고 있는 유명인이다. 하지만 이번에 영사관 폐쇄가 결정되면서 그의 웨이보에는 7000여 개의 비난글이 쇄도했다. 한 중국 누리꾼은 “너의 남편과 부하들이 스파이 짓을 해 왔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냐”라고 비난했고 일부는 신변을 위협하는 글까지 남겼다.
미국 상원 외교위 소속 공화당 테드 크루즈 의원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내 중국영사관 추가 폐쇄 가능성에 대해 “아마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추가 폐쇄와 관련해 “언제나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