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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음반사들 “한국 신인들 찾아라”

Posted August. 04, 2020 07:44,   

Updated August. 04, 202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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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음반사들이 한국 음악시장의 숨은 보석 발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팝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의 한국 지사인 유니버설뮤직코리아는 최근 처음으로 국내 록 밴드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데뷔한 5인조 남성 록 밴드 ‘루아멜’이다. 루아멜의 신곡 ‘Path’는 공개한 지 2주 만에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16만 회를 넘기며 아이돌이 아닌 밴드로서 이례적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초 데뷔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msftz(미스피츠)’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전속계약 아티스트다. 숙명여대 작곡과에서 클래식을 전공하는 재원. 매력적 외모, 작사·작곡 능력을 겸비한 기대주다. 소니는 보이콜드, 데미안 등 프로듀서 역량을 가진 싱어송라이터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워너뮤직코리아는 최근 JYP엔터테인먼트에서 활동했던 가수 박지민을 영입해 ‘제이미’로 개명하고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이른바 직배사라 불리는 글로벌 음반사 한국 지사는 1990년대부터 한국에 진출했지만 근 20년간 해외 음악에 치중했다. 켄드릭 라마, 머룬5, 아델, 앤마리 등 주로 영미권 팝스타에 대한 홍보·마케팅과 음원·음반 유통이 주된 업무였다. 국내 가수에게도 일부 관심을 뒀지만 기능은 한정적이었다. 음반 제작 투자로 간접 수익을 거두거나 신인의 홍보, 마케팅을 지원하는 데 머물렀다.

 최근 이런 흐름에 뚜렷한 변화가 생겼다. 국내 스타와 전속계약을 맺고 발굴, 훈련, 매니지먼트, 음반 제작과 활동 지원을 두루 아우르고 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는 2016년 R&B 싱어송라이터 딘과 전속계약을 맺은 이래 여성 가수 쎄이, 남성 듀오 1415를 차례로 선보였다.

 수동적 배급사에 머물던 직배사들의 변화 이면에는 음악시장 급변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케이팝 위상의 급상승, 그리고 유튜브와 틱톡 등 음악 홍보 창구의 변화가 맞물렸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관계자는 “케이팝의 부상으로 해외의 한국 아이돌 팬들이 아이돌 외에 밴드 음악, R&B 등 한국 대중음악 전반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폭증했다”면서 “해외 본사와 해외 플랫폼의 연결 등 직배사가 가진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신인 음악가로 승부를 걸어 볼만해졌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 진출이 임박한 세계 1위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를 통한 국내시장 영향력 제고도 노리고 있다. 일례로 ‘msftz’는 국내 인지도는 낮지만 현재 스포티파이의 한국 인디음악 추천 목록인 ‘In the K-Indie’ 플레이리스트의 간판으로 등재돼 있다. 소니뮤직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신인 가수를 키워 영어 가사와 한국어 가사 곡을 두루 발표하며 여러 시장을 함께 노려볼 여지가 커졌다”고 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는 최근 여성 싱어송라이터 한 명과 더 전속계약을 맺었다. 9월 데뷔가 목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각적 매력과 음악적 능력을 겸비하고 해외시장에도 걸맞은 스타성을 가진 국내 재목을 찾기 위해 사내 신인 발굴 인력을 수적·질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