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 DJ 육성 첫 공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 DJ 육성 첫 공개

Posted August. 18, 2020 07:29,   

Updated August. 18, 2020 07:29

ENGLISH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입니다.”

 1975년 4월 19일 서울 중구 젠센기념관 연단.

 당시 51세였던 정치인 김대중은 함석헌 선생이 발간하는 월간지 ‘씨알의 소리’ 창간 5주년 시국강연회에서 시퍼런 유신정권의 감시에도 이렇게 외쳤다. 1973년 8월 일본 도쿄에서 납치돼 살해 위기를 겪은 뒤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강연에서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을 상징하는 문구가 된 ‘행동하는 양심’을 설파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17일 김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18일)를 맞아 총 연설 185분 가운데 ‘행동하는 양심’과 관련된 2분 5초 분량의 음성자료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유신정권 치하에서 김 전 대통령이 시민들을 상대로 공개연설을 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방관은 최대의 수치이고, 비굴은 최대의 죄악이다. 다 같이 국민으로서 무엇인가 행동을 한다면 머지않아 우리의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증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연설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행동하는 양심’은 김 전 대통령이 그해 3월 8일 동아일보 1면 하단에 실은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동아를 지킵시다’란 제목의 후원 광고에서 처음 사용했다. 1974년부터 당시 정권이 동아일보에 대한 광고 탄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며 시민들에게 동아일보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호소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서거 2개월 전인 2009년 6월 11일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도 ‘행동하는 양심’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의롭게 사는 나라를 만들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도서관은 17일 음성자료를 공개하며 “‘행동하는 양심’은 독재에 대한 저항은 마음속으로만 해선 안 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압축적으로 담은 표현”이라 설명했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