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3000만 명...가파른 확산세 맞서 노인시설 등 빈틈없게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0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100명대 초반으로 줄어들었던 국내 확진자도 어제 153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노인 요양시설과 자동차 공장, 교회 등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빈발하는 데다 감염경로를 모르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중도 25%를 넘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방역 사각지대가 노인 감염이다.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916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10명 중 4명꼴인 360명이나 됐다. 고령일수록 치명률도 높아 50대 이하는 0.5% 미만이지만 60대 이상은 1.19%, 70대 이상 6.47%, 80대 이상 20.57%로 크게 올라간다. 중증환자의 비율도 60세 이상이 전체의 90%에 육박한다.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과 고령 사망자가 늘고 있는 것은 노인 요양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 코로나19 전체 사망자의 3분의 1 정도가 요양원 등 노인시설에서 나왔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표본 진단검사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노인 요양시설 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 언제인데 이제야 표본조사를 하겠다는 건가.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도 실효성이 떨어진다. 노인들이 24시간 상주하는 요양시설보다 노인을 일정 시간만 맡기는 데이케어센터 등이 감염에 더 취약한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요양시설에서 외부인의 면회금지 조치 등이 취해졌지만 간병인에 의한 노인환자 접촉은 여전히 허용돼 바이러스 침투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도 문제다.　

　전세계 확진자 3000만 명 돌파는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첫 보고된 지 9개월여 만이다. 1000만 명을 넘은 이후 2000만 명을 돌파하는 데까지 44일이 걸렸지만 3000만 명은 38일 만에 넘었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인데, 요양원 같은 노인 집단 시설은 더 강력해진 코로나19의 표적이 되기 쉽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해외 선진국의 요양시설에서 고령층 사망자가 많이 나왔던 패턴이 이제 우리를 덮치고 있는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