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최지만(29)이 ‘꿈의 무대’ 월드시리즈(WS) 무대를 밟는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한국인 야수 가운데는 사상 처음이다.
탬파베이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7차전에서 휴스턴을 4-2로 꺾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3연승 후 3연패로 롤러코스터를 탄 탬파베이는 4승 3패를 기록해 12년 만에 WS에 진출했다. 탬파베이는 역시 3승패로 맞선 애틀랜타와 LA다저스의 19일 7차전 승자와 팀 창단 후 첫 WS 우승 트로피를 다툰다. 탬파베이는 2008년 WS에서 필라델피아에 1승 4패로 패했다.
‘패배=시즌 종료’가 되는 중요한 경기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공격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친 뒤 득점에도 성공했다. 8회초 휴스턴이 2점을 내며 바짝 추격한 것을 감안하면 승부에 쐐기를 박은 중요한 ‘한 방’이었다.
1루 수비에서 일명 ‘다리 찢기’ 포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최지만은 이날도 유연한 수비를 과시했다. 5회초 수비에서 3루수 조이 웬들의 높은 송구를 1루 베이스에 발을 떼지 않고 몸을 쭉 뻗어 잡아 아웃시키는 호수비를 펼쳤다.
탬파베이의 중심타자로 활약 중인 최지만은 김병현(41), 박찬호(47·이상 은퇴), 류현진(33·토론토) 이후 역대 네 번째로 WS에 나서게 됐다. 탬파베이가 WS 우승을 차지하면 2001년 애리조나, 2004년 보스턴에서 우승한 김병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WS 우승반지를 끼는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다.
인천 동산고 졸업 후 18세 때인 2009년 시애틀에 입단한 최지만은 5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다가 LA 에인절스, 뉴욕 양키스, 밀워키를 거쳐 2018년 탬파베이에 둥지를 틀었다. 상대 왼손 투수가 나오면 출전 기회가 사라지는 반쪽짜리라는 오명에도 포기하지 않은 끝에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휴스턴과의 일전을 앞두고 쓰레기통을 짓밟는 세리머니로 투지를 드러낸 그는 처음 나선 ALCS에서 타율 0.385(13타수 5안타), 1홈런, 3볼넷으로 활약했다. 어느덧 탬파베이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 최지만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가장 마지막 날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