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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모래 위 城아닌지 재점검하고 조작•은폐자 엄벌하라

탈원전, 모래 위 城아닌지 재점검하고 조작•은폐자 엄벌하라

Posted October. 22, 2020 07:52,   

Updated October. 22, 202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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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결정적 열쇠인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일과성으로 덮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가기관이 경제성 평가 과정을 왜곡·조작한 사실이 드러났으니 월성1호기 조기 폐쇄로 촉발된 탈원전 정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여당은 감사원 감사가 경제성 이외에 안전성,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조기 폐쇄 결정은 문제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주장하지만 억지다. 한수원은 2018년 이사회에 월성1호기 안전성 평가에 대해 ‘모두 만족, 적합으로 나왔다’고 보고했다. 지역 주민들도 원전가동 연장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애초 산자부 실무진과 한수원도 연장 가동을 희망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월 원전의 영구 가동중단을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 질문했다는 소식을 들은 백운규 당시 산자부 장관이 조기폐쇄 방침으로 급선회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판단을 유보한 것일 뿐, 그 결정이 타당했다고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원전 정책은 특정 정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에너지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백년대계다. 문재인 정부는 노후 원전은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식으로 2038년까지 14기 원전만 남기겠다고 밝힌 상태다. 감사원 감사를 통해 원전의 경제성 평가 조작 사실이 드러난 이상 일방적 강행 보다는 속도조절을 하며 원전정책 전반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국가 중대 정책의 근거가 될 평가작업을 조작한 행위에 대해 가담자 전원에 대해 엄정한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월성1호기 조기 폐쇄에 필요한 근거를 짜맞추기 위한 증거 조작이나 도둑처럼 감사 자료를 삭제·폐기한 공무원들의 행동은 중대한 범죄 행위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자료를 삭제한 공무원 2명 징계만 요구했을 뿐, 경제성 평가 조작이나 조기 폐쇄 결정을 주도한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 고발 등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다. 이러니 솜방망이 감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산자부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행위도 묵과해서는 안된다. 검찰은 경제성 평가 조작 행위자들에 대한 수사는 물론이고 감사원이 자체 포렌식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120개 문서파일을 복구해서 산자부 공무원들이 감추고 은폐하려 했던 자료의 실체를 낱낱이 공개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다면 그 배후 세력도 밝혀내야 한다. 증거자료 인멸이라는 국가기관의 추악한 비위 행위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