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1월 중순경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등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2년 이상 장수 장관 및 재·보궐선거 출마 장관 등 교체 수요가 있는 개각을 단행한 뒤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하는 단계적 인적 쇄신 방안을 통해 임기 말 국정동력 회복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28일 “문 대통령이 1월 중순으로 예정된 신년기자회견 이전에 3기 청와대 체제를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뒤 노 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 실장은 28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태 등에 책임을 지고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려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신 문 대통령에게 후임 비서실장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뒤 언제든 물러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노 실장 후임으로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비롯해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승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감사원 출신의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거론된다.
1년 6개월째 정책실장으로 재직 중인 김상조 실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부동산 문제와 백신 수급 지연 논란 등으로 김 실장의 교체 가능성은 계속 거론돼 왔다”며 “내년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에 주력해야 하는 만큼 실물경제를 잘 아는 인물이 후임에 낙점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이호승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승진 가능성과 함께 교수 출신 인물의 등용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각에선 김 실장의 유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김 실장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 대통령의 김 실장에 대한 신뢰는 두터운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 3실장 중 7월에 취임한 서훈 안보실장을 제외하고 2실장이 교체될 경우 대통령 비서실과 정책실 내 수석 및 비서관급 교체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함께 ‘검찰개혁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한 참모진 교체가 예상된다.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 김영식 대통령법무비서관 등은 모두 1년 6개월째 근무 중이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