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피부에 붙일 수 있고 움직임에 따라 길이가 늘어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1000번가량 늘여도 성능이 유지되고 수면, 운동 등 일상생활 중에도 떨어지지 않는다. 생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어 ‘웨어러블 헬스케어’ 제품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4일(현지 시간) 글로벌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신축성 유기 광전자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독립형 패치타입 헬스 모니터링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개했다. 이 논문은 사람의 피부에 부착해 몸의 움직임에 따라 늘고 줄면서도 성능 저하 없이 동작하는 ‘스트레처블 센서’와 OLED 디스플레이의 성과를 담고 있다.
스트레처블 기술은 디스플레이 외형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도록 하면서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접고 펼 수 있는 사각형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으로, 현재 자유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기술의 특징은 길이를 늘이거나 줄여도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스트레처블 OLED 디스플레이와 광혈류 측정(발광다이오드 등의 빛을 투사해 맥파를 측정하는 방식) 센서를 하나의 기기로 합친 ‘스트레처블 전자 피부’를 만들었다. 전자피부를 요골동맥(앞 팔의 바깥쪽을 통하는 동맥)이 위치한 손목 안쪽에 부착해 실험한 결과 손목 움직임에 따라 전자피부가 늘어나더라도 30%까지는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0번 반복해 길이를 늘였다 줄여도 OLED 디스플레이와 광혈류 센서가 문제없이 작동했다.
또 기존 반도체 공정을 활용했기 때문에 추후 상용화에도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기판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재를 탄성력과 복원력이 우수한 고분자 화합물 ‘엘라스토머’로 대체했다. 엘라스토머는 플라스틱보다 복원력 등이 우수하지만 열에 취약해 기존 반도체 공정을 적용하기 어려운데, 연구진은 소재의 분자 조성을 바꿔 내열성을 강화한 덕에 반도체 공정을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윤영준 전문연구원은 “실제 피부와 일체감이 우수하기 때문에 수면, 운동 등 일상에서 제약 없이 장시간 생체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특정 질환을 지닌 환자뿐만 아니라 영유아를 위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제품에서 응용할 수 있는 점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