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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원, ‘대북제재 위반’ 싱가포르 국적 유조선 몰수 결정

美법원, ‘대북제재 위반’ 싱가포르 국적 유조선 몰수 결정

Posted August. 02, 2021 07:25,   

Updated August. 02, 202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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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사법부가 지난달 30일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싱가포르 국적자 소유의 선박을 몰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해상에서 불법으로 이뤄지는 북한으로의 유류 환적에 관여한 선박을 미국 정부가 몰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미국 법무부는 뉴욕남부 연방법원이 싱가포르 국적자 궈기셍 소유의 선박 ‘커레이저스’호를 몰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2734t급의 이 유조선은 선박 간 환적과 북한으로의 직접 유류 운송을 통해 석유제품을 불법으로 북한에 인도하는 데 사용됐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미국 국내법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레이저스호는 2019년 8∼12월 선박위치식별장치(AIS)를 끄고 북한 선박 ‘새별’호에 최소 150만 달러어치의 석유를 넘기는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커레이저스호가 북한 남포항까지 들어가 정박한 모습도 위성에 잡혔다. 궈 씨는 여러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하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커레이저스호를 다른 선박인 것처럼 꾸몄다. 그에게는 선박과 유류 구매 비용 등과 관련한 돈세탁 혐의도 적용됐다. 대북제재 위반 혐의와 돈세탁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각각 최대 징역 2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궈 씨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지명수배 명단에 올라 있지만 아직 체포되지 않은 상태다. 커레이저스호는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당국에 억류됐고 4월 미국의 몰수 영장에 따라 억류 상태가 유지돼 왔다.

 미국 정부는 앞서 2019년 북한 석탄 2만5000t가량을 불법 운송한 혐의로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압류한 뒤 경매 절차를 거쳐 이를 매각했다. 대북제재를 위반한 북한 선박을 미국 정부가 직접 압류한 뒤 처분한 첫 조치였다. 석탄과 석유의 해상 불법 환적은 북한이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며 밀수를 지속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매년 보고서에서 지적하고 있는 문제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