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주한미군 아프간 피란민 수용”… 한미, 인도적 차원서 협의를

“주한미군 아프간 피란민 수용”… 한미, 인도적 차원서 협의를

Posted August. 23, 2021 07:35,   

Updated August. 23, 2021 07:35

ENGLISH

 미국이 주한미군기지에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미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한국 일본 독일 등의 미군 기지에 피란민을 수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22일 “임무가 하달되면 대한민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 보도를 보면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등 해외 주둔지에 임시 수용소를 세워 아프간 피란민을 수용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카타르와 바레인 등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는 피란민들로 가득 찼다고 한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 수행 중 협조한 현지인과 그 가족 5만“6만5000명을 이달 말까지 대피시키는 것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주한미군기지에 피란민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전에 정부와 충분히 협의를 해야할 것이다. 주둔국과의 협정에 따라 해외 기지가 ‘치외법권적’ 지위를 갖고 있어 피란민 수용 결정권이 미국에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협의가 부족한 채 강행하다간 동맹 간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피란민의 규모와 체류 기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미국은 자국 내 미군기지에 피란민을 적극 수용하는 솔선수범도 보여야할 것이다. 자칫 동맹들에게만 부담을 지우려는 해서는 안 된다. 아프간 전쟁은 미국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다. 피란민 문제에 있어 ‘자국우선주의’가 아니라 책임지는 인권 강국의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아프간을 떠난 피난민은 200만 명을 넘겼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세계 10권 경제 규모인 한국도 국제 분쟁으로 인한 피란민 문제에 언제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주한미군기지에 피란민들이 오게 된다면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를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 한미동맹도 강화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