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25·울버햄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처음으로 멀티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2일(현지 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EPL 7라운드 뉴캐슬과의 안방경기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황희찬의 원맨쇼로 울버햄프턴은 2연승을 거두며 3승 4패(승점 9)로 리그 11위로 올라섰다. 울버햄프턴은 황희찬 입단 뒤 3승 1패의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왓퍼드와의 EPL 무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EPL 4경기에서 3골을 뽑아내며 단숨에 팀 공격의 기둥으로 떠올랐다. EPL 득점 순위에서도 황희찬은 손흥민(토트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함께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이날 황희찬은 슈팅 5개 중 3개를 유효 슈팅으로 골문에 적중시키며 다소 아쉬웠던 골 결정력에 대한 평가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문전에서 순간 스피드로 최종 수비를 따돌린 뒤 빈 공간으로 침투하면서 패스를 바로 슈팅으로 연결한 두 번의 타이밍이 빛났다. 전반 20분 두 명의 최종 수비 사이에서 뒷 공간으로 침투하며 라울 히메네스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반대쪽 골문 구석으로 절묘하게 차 넣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13분에도 히메네스가 상대 수비 3명을 제치고 가운데로 치고 들어오자 순간 상대 문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며 패스를 받은 뒤 왼발로 다시 뉴캐슬의 골망을 흔들었다.
저돌적인 돌파에 섬세한 마무리 능력까지 보인 황희찬의 활약에 현지 중계진은 “황소가 미쳐 날뛰고 있다”며 극찬했다. EPL 사무국은 1만167명이 참여한 최우수선수 투표에서 64.3%의 지지를 받아 ‘킹 오브 더 매치(King Of The Match)’에 황희찬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축구통계 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8.6점을 줬다.
브루누 라즈 울버햄프턴 감독은 “황희찬이 EPL에 적응했다. 우리의 플레이에 꼭 맞았다. 이런 선수가 필요했다”며 “최고의 선수는 경기를 즐길 줄 안다. 황희찬은 그런 톱플레이어”라고 치켜세웠다. 황희찬은 경기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에서 보내주신 멋진 응원에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EPL 성공시대를 쓰기 시작한 황희찬은 귀국길에 올라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둔 한국 대표팀에 4일 소집된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