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를 날리거나 손바닥으로 강타하는 액션은 클로이 자오 감독이 제가 나온 영화들을 보고 연구를 많이 한 뒤 영화에 꼭 넣고 싶다고 한 겁니다.”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마블 스튜디오 영화 ‘이터널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마블 히어로 역을 맡은 배우 마동석은 22일 화상 언론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공개된 이터널스 예고편에는 히어로 ‘길가메시’로 출연한 마동석이 인류의 가장 오랜 적 ‘데비안츠’에게 펀치를 날리거나 손바닥으로 내려치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불 주먹’ 한 방에 데비안츠는 공중으로 붕 뜬다. 영화 ‘범죄도시’ ‘부산행’ 등에서 그가 보여준 마동석표 맨주먹 액션과 닮은 신이다.
그는 “자오 감독이 내가 오랫동안 해온 복싱 같은 액션 스타일을 많이 적용해 길가메시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감독과 마블이 원작 만화와 달리 길가메시를 아시안으로 바꾸는 등 그 캐릭터를 내게 주려고 많은 걸 바꿔줬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그가 이 영화를 택한 데는 자오 감독에 대한 팬심도 한몫했다. 자오 감독은 영화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상 작품상 등 200여 개 상을 휩쓸었다. 그는 “자오 감독은 예술성과 상업성을 골고루 이해하는 굉장히 좋은 감독”이라고 했다. 자오 감독은 오디션도 보지 않고 그를 길가메시 역으로 낙점했다.
영화에서 길가메시는 7000년 전부터 모습을 숨긴 채 지구에서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 종족 ‘이터널스’의 일원으로 나온다. 같은 이터널스 종족 ‘테나’를 연기한 앤젤리나 졸리 등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졸리와의 촬영은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 졸리가 내 팬이라고 말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날 졸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화상간담회를 진행 중이던 마동석 뒤로 깜짝 등장해 그와 포옹하는 등 친분을 드러냈다. 졸리는 “그와 액션 신을 찍은 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이터널스 촬영을 계기로 앞으로도 마블과 계속 일하게 될 것 같다.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는 각각의 히어로들이 각자의 힘을 합칠 때 가장 강력한 히어로가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계기로 서로를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며 화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