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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들의 ‘오겜’… “이정재처럼 핥아서 성공!”

뉴요커들의 ‘오겜’… “이정재처럼 핥아서 성공!”

Posted October. 28, 2021 07:33,   

Updated October. 28, 202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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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첼시 지역의 한 스튜디오 건물. 초록색 체육복에 각기 등번호를 단 뉴욕 시민 80명이 버스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게임’ 놀이들을 직접 체험하며 우승자를 가리는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가 주최한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달고나 뽑기’와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며 승부를 겨뤘다. 우승자 한 명에게 한국에 올 수 있는 왕복 비행기표를 주는 이 행사에 3110여 명이 지원해 80명이 무작위로 선발됐다.

 10년 전쯤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했다는 딜런 도노번 씨는 “오징어게임은 배우들의 연기도 경이로웠고 ‘계급’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며 “수준 높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미국에서 인기를 얻게 돼 기쁘다”고 했다. 참가자 줄리아 씨는 “한국 문화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다. 영화 ‘기생충’도 봤다”면서 “미국의 연속극들은 진부하거나 지루할 때가 있는데 한국 드라마는 창조적이고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첫 게임은 달고나를 정해진 모양대로 도려내는 ‘달고나 뽑기’였다. 참가자들은 각자 받아든 달고나 모양을 확인하며 환호성과 탄성을 동시에 질렀다. 이들은 일제히 바닥에 엎드려 바늘로 달고나를 긁거나 배우 이정재처럼 혓바닥으로 연신 핥아댔다. 별 모양을 도려내는 데 성공한 젊은 여성 벨렌 씨는 “드라마에서 본 대로 핥았더니 성공했다”면서 달고나 조각 하나를 기자에게 건넸다. 20대 남성 크리스 씨는 정해진 시간을 불과 수십 초 남기고 가장 어려운 우산 모양을 도려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바늘은 거의 쓰지 않고 무조건 계속 핥기만 했다”면서 성공담을 흥분한 목소리로 전했다. 팀별 대항전으로 열린 딱지치기가 시작되자 스튜디오 안에는 딱지가 바닥에 메쳐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상대 딱지를 넘기기는커녕 엉뚱한 곳을 내려치는 참가자도 많았지만 드라마와 달리 모두들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3분 안에 술래에게 걸리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는 참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날 행사 주최 측은 드라마에서 진행요원들이 입었던 빨간 복장을 착용했고, 그중 한 명은 ‘프런트맨’ 역할을 위해 검은색 망토를 입고 나왔다.

 우승은 뉴욕 퀸스 지역에 사는 남성 찰스 씨가 차지했다. 항공권을 받은 그는 “하루빨리 한국으로 여행을 가서 그 문화유산에 휩싸이고 싶다”며 “한국은 다른 나라들을 위해 혁신을 창조하고 있다”고 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