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혼자 재택치료 중이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50대 확진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재택치료 중 사망 사례가 이어지면서 10일부터 시행된 ‘셀프 방역’ 체계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관악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51분경 관악구 봉천동의 한 주택에서 A 씨(59)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재택치료에 들어갔고, 가족들은 별도의 장소에서 머물다 A 씨와 연락이 안 되자 19일 오전 119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관할 보건소가 기초역학조사 입력을 요청하기 위해 네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A 씨와 연결이 안 됐다고 한다. 결국 A 씨는 검사 후 한 번도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15일 인천에서도 재택치료 중이던 70대 남성이 찜질방에 갔다가 숨지는 등 셀프 방역 체계의 허점이 연이어 노출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방역 완화로 지난해 말 같은 ‘병상 대란’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만4829명으로 사흘 연속 10만 명대를 기록했다.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439명으로 1주 전인 13일(288명)보다 50% 이상 급증했고 재택치료자도 45만 명을 넘었다. 최근 한 주(14∼20일) 동안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324명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 도입 직후 일주일(11월 1∼7일) 사망자(118명)의 약 3배다.
이소정기자 sojee@donga.com · 이지운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