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교섭이 지연되면서 직장폐쇄가 이어지고 있는 메이저리그(MLB)가 제때 정규시즌 막을 올리지 못한다면 선수들도 엄청난 손해를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4월 1일로 예정된 2022시즌 개막이 지연돼 정규시즌이 단축되면 선수들이 하루에 총 2050만 달러(약 244억 원)씩 손해를 본다고 24일 예측했다. 지난해 MLB 총연봉인 38억 달러(약 4530억 원)를 정규시즌 경기가 열린 186일로 나눠 계산한 값이다.
슈퍼스타들이 입을 손실은 어마어마하다. AP통신은 가장 큰 손실을 보는 선수로 맥스 셔저(38·뉴욕 메츠)를 지목했다. 지난해 11월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셔저는 3년 1억3000만 달러(약 1548억 원)에 메츠와 계약했다. 매년 4333만 달러(약 516억 원)의 연봉을 받는 계약인데 단일 시즌 기준으로는 MLB 최고다. 일정이 하루 줄어들 때마다 셔저는 23만2975달러(약 2억7000만 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32)도 하루에 19만3548달러(약 2억3000만 원)씩 사라지게 된다. 흥미로운 건 셔저와 콜이 선수 측 대표로 노사 협상에 참여 중이라는 점이다.
한국 선수 중 최고 연봉을 받는 류현진(35·토론토)에게도 시즌 단축은 반갑지 않다.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954억 원)의 FA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매년 2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기로 했다. 개막이 늦어지는 경우 하루 10만7527달러(약 1억2800만 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류현진은 계약 첫해인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162경기가 아닌 60경기의 단축 시즌이 치러져 계약 연봉의 37%(740만 달러)밖에 수령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연봉 전액을 다 받았지만 직장폐쇄 여파로 또다시 단축 시즌이 치러진다면 류현진으로서는 큰 부상 없이도 금전적 손해를 자주 보는 비운의 케이스로 남을 수 있다.
AP통신은 이날 구단들이 개막 예정 약 한 달 전인 다음 주 월요일(28일)까지는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예정대로 정규시즌을 개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 측을 사실상 압박했다고 밝혔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