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중 갈등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른 대만,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지 센카쿠열도 등이 있는 동중국해에서 러시아와 합동 공군 훈련을 벌인 모습을 공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7월부터 세계 최강 무인기로 꼽히는 ‘MQ9 리퍼’를 동중국해와 가까운 일본 남서부 가고시마현에 배치하기로 한 데 대한 맞불 성격으로 풀이된다. 동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군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관영 중국중앙(CC)TV는 ‘젠(J)-16’ 전투기 2대, ‘H-6K’ 폭격기 1대, 러시아의 주력 장거리 폭격기 ‘투폴레프(TU-95MS)’ 1대 등의 훈련 사진을 공개하며 “중국과 러시아 공군이 26일 동중국해 상공 등에서 합동 순찰 훈련을 펼쳤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J-16은 근접 전투 미사일까지 탑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첸(吳謙) 국방부 대변인은 “양국 공군의 훈련은 상호 협력 및 신뢰 증진을 목표로 2019년 이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번이 4번째 합동 순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관영 환추시보는 중국이 양국 합동 군사훈련에 참가한 전투기 정보를 공개한 적이 없다며 중국이 미국, 일본, 대만 등에 위협을 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최신 전투기 정보를 공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다음번 훈련에는 중국의 ‘J-20’, 러시아의 ‘수호이(Su)-57’ 등 최신 스텔스 전투기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두 기종은 미국의 최신식 스텔스기 ‘F-35’에 맞서기 위해 개발됐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도 이달 초부터 대만 동쪽, 일본 남쪽 서태평양 해역 등에서 20여 일간 머물며 전투기와 헬기 등에 대한 총 300여 회의 출격 훈련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1년간 가고시마현 가노야(鹿屋) 해상자위대 항공기지에 ‘MQ9 리퍼’ 8대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28일 전했다.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이 드론은 정보 수집 및 정찰 능력, 공격력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혀 동중국해 일대의 중국 해군 활동 및 북한의 불법 환적 등을 감시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