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정(27·대구시청·사진)이 여자프로테니스(WTA) 125K 시리즈 노디아 오픈에서 우승했다. 장수정은 9일(현지 시간) 스웨덴 베스타드에서 열린 노디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리베카 마사로바(146위·스페인)를 2-1(3-6 6-3 6-1)로 꺾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영국에서는 윔블던 여자 테니스대회 단식 결승이 열렸다. 윔블던 예선 결승 3회전에서 패하며 본선 자력 진출에 실패했던 장수정은 대기 1번까지 갔지만 추가 기권 선수가 나오지 않아 본선 무대를 눈앞에서 놓쳤었다.
장수정은 이때 본 ‘쓴맛’을 결국 생애 첫 우승이라는 ‘달콤함’으로 바꿔냈다. 세계랭킹 155위 장수정은 이번 대회 결승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2-0 완승을 거듭했다. 32강에서 만난 클라라 버렐(95위·프랑스), 16강에서 만난 판나 우드리바르디(100위·헝가리) 등 상위 시드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장수정은 결승에서 마사로바의 강력한 서브에 밀려 이번 대회 처음으로 1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2세트부터 강한 포핸드 공격으로 상대 서브 게임을 두 차례 연속해 브레이크하며 흐름을 돌렸다.
5년 전 호놀룰루에서 열렸던 이 시리즈 결승에서 1-2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장수정은 이번 우승으로 1982년 이덕희(WTA 포트마이어스 대회 우승) 이후 한국 여자 테니스 선수 중 가장 큰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앞서 조윤정이 WTA 투어 단식에서 세 차례(2002 2003 2006)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했었다. WTA 125K 시리즈 대회는 WTA 투어 바로 아래 등급 대회로 세계랭킹 100위권 선수들이 출전한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