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0%대 성장…수출 못 살리면 돌파구 안 열린다

　한국의 성장률이 2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에 비해 0.7% 성장했다고 밝혔다. 0.6%였던 1분기에 이어 0%대 성장에 그친 것이다. 어제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0.2%포인트 낮췄다.

　성장세가 약해진 것도 문제지만 더 큰 걱정거리는 수출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1분기만 해도 전분기보다 3.6% 증가해 한국 경제를 떠받쳤던 수출이 2분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주요도시 봉쇄 등의 여파로 3.1%나 감소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를 보였던 2분기에 국민들이 ‘보복소비’에 나서면서 민간소비가 3.0%나 늘지 않았다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뻔 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소비가 위축되면 3분기 상황은 어려워질 것이다.

　주요 수출 대기업들은 이미 실적 악화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2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늘고도 영업이익은 14% 줄어든 포스코는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로 메모리 반도체 값이 크게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비상이 걸렸다. 2분기에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1.0%로 뒷걸음질한 것도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긴축에 맞춰 기준금리를 높이는 한국과 달리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하고 엔저를 용인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한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일본보다 약화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국처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는 난국을 타개할 돌파구도 결국 수출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관련 부처들이 내놓은 무역금융 확대, 중소기업 수출지원 등의 대책으로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어렵다. 정부는 미국·유럽연합(EU) 등과 연계한 프렌드쇼어링 확대, 한국이 손해 보는 구조로 바뀌어가는 중국과의 무역관계 재설정,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 확보 등 새로운 수출 전략의 상세한 밑그림을 내놔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와 공공부문이 민간과 손을 잡고 전 세계를 상대로 원자력발전소, 첨단무기 수출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 역시 고유가로 돈이 넘쳐나는 중동의 대규모 건설·플랜트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등 수출의 활로를 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