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16일(현지 시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을 통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달 말 미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 항모강습단이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미 항모가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건 5년 만이다.
이번 주 후반 부산기지에 입항하는 레이건 항모강습단에는 레이건함을 비롯해 챈슬러스빌 유도미사일순항함, 배리 이지스구축함 등이 포함돼 있다. 레이건함은 F/A-18 슈퍼호닛, F-35C 전투기 등 함재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있어 어지간한 중소 국가의 공군력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2017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로널드레이건, 시어도어루스벨트, 니미츠 등 항모 3척이 한반도 인근 해역에 전개돼 우리 해군과 강도 높은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번 항모 전개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의 본격적인 미 전략자산 전개, 연합훈련 강화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도발 유형에 따라 전개되는 전략자산의 종류와 규모는 물론이고 양국의 공동행동 시나리오가 이미 마련돼 있고 이 액션플랜에 따라 적시적인 조치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전략폭격기, 핵추진잠수함 등 다른 전략자산 전개는 물론, 한미 군 수뇌부가 공동성명을 내거나 전략자산에 탑승하는 방안도 대응 시나리오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방부는 이날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한국해병대연습프로그램(KMEP) 일환으로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제5항공함포연락중대(ANGLICO·앵글리코)가 우리 해병대와 국내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해병대 상륙부대에 편성돼 있는 이 부대는 개전 초 한반도에 투입돼 최전방에서 항공폭격 및 함포사격이 필요한 지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앵글리코는 매년 한반도에서 훈련을 실시해 왔지만 훈련 여부나 사진이 공개된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15일 마무리된 이번 KMEP는 한미연합 전술항공통제, 근접항공지원 훈련으로 진행됐고 한미 해병대를 비롯해 우리 군 F-15K, FA-50, F-5 전투기와 미군 C-130 수송기 등도 동원됐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