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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 “판소리 넘어… 생명의 근원 ‘물밑’ 찾아가는 여정 떠나요”

이날치 “판소리 넘어… 생명의 근원 ‘물밑’ 찾아가는 여정 떠나요”

Posted October. 21, 2022 07:43,   

Updated October. 21, 202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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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소리 다섯마당의 수궁가에서 따온 ‘범 내려온다’로 전 세계적 히트를 친 밴드 이날치가 3년 만에 신곡을 가지고 돌아왔다. 29∼30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리는 공연 ‘물 밑’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일부 무대에서 공개한 ‘히히하하’를 포함해 미발표곡 ‘태초의 행성’ ‘흉흉한 소문’ ‘빙빙빙’ 등 11개의 신곡을 부르고 연주한다.

  ‘물 밑’ 공연에서 선보일 곡들은 각각 별개로 존재하지만 중심엔 하나의 스토리가 있다. 생명의 근원지 물 밑을 찾아가는 천문학자의 여정이 담긴 것. 토끼 간을 찾으러 뭍으로 나온 별주부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따온 1집과 달리 ‘물 밑’ 공연에서 공개할 예정인 신곡들은 판소리 다섯마당과는 완전히 무관한 내용이다.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리더 장영규(베이스)는 “이날치 음악에서 판소리 비중이 꽤 크기에 다섯마당의 다른 작품을 활용할까 고민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로 음악을 만드는 게 이날치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공연은 이날치 곡들에 박정희 연출이 구상한 천문학자 이야기를 덧대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노래와 노래 사이는 아니리(판소리에서 자유로운 장단으로 사설을 엮는 기법)로 채운다. 거대하고 깊은 공간감을 살리기 위해 34m 깊이의 후(後)무대를 모두 사용한다.

 이날치는 이번 공연 곡들로 내년 상반기 2집을 발매한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장점인 기존의 ‘이날치 스타일’을 살리되 몽환적 느낌을 주는 록 음악에 전자음을 더했다. 보컬 창법도 바뀌었다. 소리꾼 4명이 화음을 내기 위해 판소리 기교를 버리기도 하고 가성과 속삭임 같은 판소리엔 없는 창법도 구사한다.

 지난달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헝가리 등 첫 유럽투어를 마친 이날치. ‘희한하게 익숙하고 아름답게 낯선’(BBC 라디오) ‘목소리들이 음과 음 사이를 미끄러지듯 오간다’(영국 출신 유명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 같은 상찬이 쏟아졌다. 멤버 이나래(보컬)는 “우리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보다는 이날치 안에서 각자의 음악을 자유롭게 고민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고 했다. 3만∼7만 원.


이지훈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