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축구협회가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이슬람 공화국 문양을 삭제한 이란 국기를 산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란이 거세게 반발하자 원래 국기(사진)로 되돌려 놓았다. 이번 월드컵에서 B조에 속한 두 나라는 30일 대결한다.
미국축구협회는 26일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올린 B조 순위표에 변형한 이란 국기를 올렸다. 붉은색 이슬람 공화국 문양을 지운 채 녹색, 흰색, 적색 가로 띠만 있는 국기를 게시한 것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일으킨 세력이 한 해 뒤 국기에 추가한 이 문양은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대는 억압적인 신정일치 통치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시위 과정에서 이 문양이 삭제된 국기를 쓰고 있다.
논란이 일자 27일 미국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인권을 위해 싸우고 있는 이란 여성들에 대한 지지의 의미”라며 대표팀 및 선수단과 상의한 것은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날 소셜미디어에도 이란의 공식 국기를 다시 게재했다.
그럼에도 이란 측은 미국축구협회를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반발했다. 27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 대표팀에 1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리고 이번 월드컵에서 퇴출하라”고 주장했다. 이란축구협회 관계자 또한 AP통신에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강성휘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