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는 늙지 않는다’. 30여 년 전 이미 ‘보는 음악’을 주도하며 정상에 올랐던 가수 김완선 씨(54)와 박남정 씨(57)가 7년 만에 함께 마포문화재단이 기획한 공연 ‘어떤가요’ 무대에 선다.
최근 전화로 인터뷰한 김 씨는 요즘 하는 생각을 묻자 “원래의 나를 찾고 싶다”고 했고, 박 씨는 “안주하지 말아야겠다”고 했다.
김 씨는 지난해 싱글 음원 ‘사과꽃’을 내는 등 꾸준히 자작 신곡을 발표해 왔다. 올해도 신곡을 낼 예정이다. 약 10년 전부터 취미로 그림을 그렸고, 지난해 전시회 ‘히어 아이 엠(Here I Am)’을 열며 화가로도 데뷔했다. 김 씨는 “옛날에 내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로 기획된 활동을 하면서 ‘나’를 많이 잃어버렸다”며 “나이 50이 넘으니 평생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김 씨는 이번 공연에서 전설이 된 히트곡 ‘기분 좋은 날’ ‘리듬속의 그 춤을’ ‘가장무도회’뿐 아니라 근래 발표한 ‘It’s you’ ‘사과꽃’ 등 모두 6곡을 부를 예정이다.
크지 않은 무대에서 꾸준히 공연을 해 온 박 씨도 올해 콘서트를 더 자주 열 생각이다. 박 씨는 “큰 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한 지가 몇십 년 됐다”면서도 “지금부터 관객 100명, 200명 앞에서 무대를 시작하면 언젠가 다시 수천 명 앞에서 2시간 동안 노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부쩍 목과 몸 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박 씨는 “몸이 ‘현찰’이다 보니 살짝 삐끗해도 영업정지”라며 웃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여인이여’ ‘비에 스친 날들’ ‘사랑으로’ ‘사랑의 불시착’ ‘널 그리며’ 등 6곡을 부른다.
오랜 시간 두 사람을 지탱해 준 건 팬들이다. 박 씨는 지난해 100여 명이 모인 팬 미팅에 참여한 뒤 “‘아직 나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구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되겠다 싶었다”고 했다. 김 씨는 오랜 팬들이 이젠 가족 같다. 김 씨는 “워낙 가깝게 지내 그분들이 없는 인생은 상상이 잘 안 간다. 집에 초대할 정도로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고 했다.
공연은 18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3만∼5만 원.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