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 가문의 상속녀 애비게일 디즈니, 마블 영화 속 ‘헐크’ 역할을 맡은 배우 마크 러펄로 등 전 세계 부자 205명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모인 각국 지도자에게 “지금 당장 우리에게 세금을 부과하라”며 부유세 도입을 촉구했다. 17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스로를 ‘애국적 백만장자들’이라고 소개한 부호들은 포럼 참석자들에게 ‘극단적 부의 대가’라는 공개 서한을 보내 불평등 해소를 주문했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협력을 구축하려면 지금 당장 더 공정한 경제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해결하도록 남겨둘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해법은 단순하다. 세계 대표자인 당신들이 우리 슈퍼리치에게 세금을 매겨야 하고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부유세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가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란 점도 거론했다. 부호들은 “분열의 근본 원인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글로벌 엘리트’의 회의 또한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 또한 올해 다포스포럼 개막에 맞춰 공개한 ‘슈퍼리치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휩쓴 2020, 2021년 2년간 새로 창출된 부(富)의 63%인 26조 달러(약 3경1200조 원)를 상위 1%가 가져갔다고 밝혔다. 소득 하위 90%에 속한 사람이 1달러를 버는 동안 상위 1%의 재산은 170만 달러(약 20억4000만 원)씩 늘어나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