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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1년, 푸틴 ‘자멸의 전쟁’을 하고 있다

우크라 침공 1년, 푸틴 ‘자멸의 전쟁’을 하고 있다

Posted February. 13, 2023 07:46,   

Updated February. 13, 202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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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으며 공세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1년(24일)을 앞두고 전차와 보병부대를 대거 전선에 배치한 러시아가 본격적인 봄철 대공세의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개전 1주년에 맞춰 가시적 군사적 성과를 거둬 그 정당성을 홍보하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겠지만, 우크라이나군의 효과적 반격에 막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독재자의 ‘최단기간 승리’라는 착각과 오판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1년이 되도록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언제 끝날지 모를 진창에 빠져 있다. 지난 1년의 참혹한 결과는 전쟁의 폭력적 야만적 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군의 사상자는 모두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전역이 황폐화됐고, 국민 30%가 난민으로 전락했다. 오폭과 학살이 낳은 민간인 피해도 사망자만 1만 명 가까이 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 최다 핵무기 보유국이자 세계 2위의 군사강국이라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막아낸 것은 무엇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항전의지였다. 갈수록 용병 의존도가 높아가는 러시아군이 ‘국민의 군대’를 당해낼 수는 없다. 이런 우크라이나에 국제사회는 지지와 연대를 보내면 화답했다. 푸틴의 핵전쟁 위협에 참전 같은 직접 개입은 자제하면서도 전차까지 지원하고 있다. 전투기 지원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뜩이나 격화되던 신냉전 기류 속에 민주진영 대 독재진영의 대결구도를 한층 뚜렷하게 만들었다. 특히 푸틴의 주권 유린 침략전쟁은 서방 민주진영의 단결을 더욱 공고하게 했다. 핀란드와 스웨덴 같은 중립국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서두르고 있고, 옛 소련의 일원이던 중앙아시아 국가들마저 ‘탈(脫)러시아’ 행보를 걷고 있다. 앞으로도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과 전쟁 자원 고갈은 더 빨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무승부’의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러시아에서 푸틴 정권의 붕괴 위기가 가시화되지 않는 한 여러 해에 걸친 소모전이 될 공산이 크다. 다만 장기전에 초조한 쪽은 러시아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굳은 의지와 국제사회의 연대와 지원이 계속되는 한 푸틴은 결코 이길 수 없는 ‘자멸의 전쟁’을 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