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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점거, 노숙… 시민 일상 망가뜨린 건설노조 1박 2일 집회

도로 점거, 노숙… 시민 일상 망가뜨린 건설노조 1박 2일 집회

Posted May. 18, 2023 07:59,   

Updated May. 18, 202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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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건설노조가 벌인 서울 도심 1박 2일 노숙 집회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건설노조는 16일 오후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덕수궁 앞까지 세종로 왕복 8개차로 중 6개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가 퇴근시간대까지 이어지면서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17일 아침에는 밤새 노숙을 마친 조합원들이 용산 대통령실, 서대문 경찰청, 동숭동 서울대병원 등 3개 방면으로 행진하면서 출근길 혼잡이 도심 전체로 확산돼 오전 내내 이어졌다.

조합원들은 16일 밤 인도 등을 차지하고 노숙을 하면서 술판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이 밤새 먹고 버린 음식과 매트 등으로 새벽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횡단보도에까지 술병이 떨어져 있어 출근 차량들이 피해가느라 급정지를 하기도 했다. 노숙 집회를 갖는다면서 임시 화장실도 준비하지 않아 노상방뇨로 곳곳에 지린내가 코를 찔렀다. 만취한 모습으로 인도에 누워자는 조합원도 있어 지나가는 행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찰은 16일 퇴근길 혼잡을 이유로 오후 5시 이후 집회를 불허했으나 건설노조는 강행했다. 건설노조는 강원지부 소속 간부 양모 씨가 건설 현장 비리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상태에서 분신자살한 것이 정부 탓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주장이 타당한지는 논외로 하고 출퇴근시간을 피해 집회를 가졌다면 시민들은 불편해도 참았을 것이다. 듣보보도 못한 1박2일 집회로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드며 일상을 파괴하니 시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경찰은 16일 저녁부터 해산을 촉구했지만 해산 시도는 하지 않았다. 건설노조는 3월에도 도심 3곳에서 집회를 시작해 각각 행진 후 숭례문 앞에 집결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은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이틀에 걸쳐 출퇴근시간 혼잡을 노린 노숙집회를 강행했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더 심각한 불법집회를 강행해도 막는 걸 기대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민노총이 불법을 자행할 때마다 엄정 대처를 천명했지만 말뿐이었다. 정부가 바뀐 지가 1년이 넘었는데도 경찰의 집회 대응에는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윤석열 정부는 건설 현장의 불법을 과감히 퇴치한다고 하면서 이에 반발해 도심으로 뛰쳐나와 벌이는 또다른 불법에는 손을 놓고 있다. 시민들은 늘 예상한 그 이상을 보여주는 민노총의 일상파괴를 언제까지 감내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