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비니시우스다.”
레알 마드리드(레알) 선수와 팬들이 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며 연대했다. 레알 선수들은 25일 바예카노와의 2022∼2023시즌 스페인 라리가 안방경기가 시작되기 전 모두 등번호 20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한 줄로 섰다. 20번은 비니시우스의 등번호다. 양 팀 선수들은 ‘인종차별주의자를 축구에서 몰아내자’라고 쓴 플래카드도 함께 들었다. 양 팀 주장은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담은 완장도 팔에 둘렀다. 레알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서는 원래 각자 등번호를 달고 뛰었다.
경기장 전광판 시계가 전반 20분을 표시하자 관중들은 비니시우스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그의 등번호와 같은 시간대에 맞춰 ‘우리도 비니시우스와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던 비니시우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팬들을 향해 엄지를 세워 보였다. 관중들은 ‘우리 모두 비니시우스다. 더 이상 (인종차별은) 안 된다’고 적은 배너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후반 44분에 2-1을 만드는 결승골을 터트린 레알의 호드리구는 고개를 숙인 채 주먹을 들어올렸다. 흑인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블랙파워 경례’를 한 것이다. 호드리구와 비니시우스는 브라질 국가대표로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 함께 출전했다.
비니시우스는 22일 발렌시아와의 방문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했다. 발렌시아 팬들이 그를 향해 “원숭이”라고 외쳤다. 당시 비니시우스는 관중과 언쟁을 벌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경기 뒤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처음이 아니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라리가에선 인종차별이 일상”이라고 적었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