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청년 일자리 창출·지방소멸 대처… 창농·귀농에 답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지방소멸 대처… 창농·귀농에 답 있다

Posted September. 01, 2023 08:34,   

Updated September. 01, 2023 08:34

ENGLISH

서른아홉살 오장훈 씨는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홈런농장’ 대표다. 프로야구 2군에서 10년간 뛰어 홈런왕, 타점왕에 올랐지만 2017년 귀향해 아버지 감귤농장을 물려받았다. 단순히 가업만 승계한 게 아니다. 꼭 필요한 만큼 물, 비료를 공급하는 스마트 농법을 도입해 비용을 낮추고, 온라인 직거래 채널을 열어 매출은 갑절로 늘렸다. 오 대표는 “노력만큼 성과로 돌아오는 농사는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오 씨처럼 고향으로 돌아간 젊은 농업인들이 농촌을 밑바닥부터 바꾸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IT) 기술, 첨단농법에 친숙한 청년들은 ‘농업 기업인’으로 변신 중이다. 귀농경험, 영농 지식을 다른 청년에게 전수하고, 스마트팜 설비를 개발해 보급하는 이들도 많다.

급속한 고령화. 저출산으로 소멸위기를 맞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할 열쇠도 농촌으로 돌아가는 청년층이 쥐고 있다. 전통적 농업대신 시도하지 않던 새 작물을 키우고, ‘푸드테크’ 기업을 창업해 지역사회에 부족한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국산 캠벨 포도로 벌꿀술을 만드는 ‘부즈앤버즈’, 경북 문경시에서 직접 재배한 사과와 유기농 재료로 수제 디저트를 생산하는 ‘문경하루’ 등이 좋은 예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이색적 가공식품은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도전적인 청년농이 많아지고, ‘K-먹거리’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표적 내수산업이던 농업은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국산 딸기, 스테비아토마토는 중동, 동남아시아에서 최고급 수입과일로 대접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는 한국 청년 농업기업이 개발한 스마트팜 공장이 수출되고 있다. 매년 10%씩 성장하는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은 2025년에 29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비닐하우스에 IT, 로봇 기술을 접목한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은 가격대비 성능이 높아 선진국과 견줘도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30여 년간 중국 특수에 힘입은 제조업 수출로 성장해온 한국경제는 지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국의 침체 같은 거대한 도전을 맞고 있다. 수준 높은 IT 기술과 결합한 생산적 농업, 최고 품질의 농산물 및 가공식품 수출은 이런 상황을 돌파할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청년들이 열어가는 농촌·지역사회의 혁신에 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