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경북 안동 병산서원을 찾아 “국민들이 우리 전통을 존중하고 자기 책임을 다 하는 데서 국가의 발전이 있다”며 “전통을 존중하고 전통문화 창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동 순방을 마무리한 윤 대통령이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이날 경북을 찾으며 연이틀 보수층 정서에 구애한 것.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경북 안동시 병산서원에서 유림관계자 가진 간담회에서 “유림의 정신이라는 것은 전통을 존중하고 책임을 다하는 자세”라며 “국가, 고장, 가족, 직장에서 할 일을 남에게 미루고 떠넘기지 않고 자기 책임, 맡은 바 소임을 철저하게 하는 그런 것이 유림의 어떤 절개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대통령으로서 제가 공적으로 맡은 바 소임을,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소임을 다 하겠다”며 “유성룡 선생의 병산서원에 오니 고향에 온 것 같고 마음이 아주 편안하다. 어르신들을 뵈니까”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어 경북 안동시를 방문해 제5차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며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지역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또 ‘대한민국 어디서나 잘 사는 지방시대’의 구현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윤 대통령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시도의 역량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또 지역 균형발전 중요성을 언급하며 지방소멸 위기 대응과 지역 경제 살리기를 위한 심도 깊은 논의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안동 방문은 당선인 시절 첫 지방 행선지로 안동을 방문한 이래 1년 반 만이다. 여기엔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도 전통적 지지층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TK) 지지율이 전주보다 13%포인트 낮아져(45%) 하락폭이 가장 컸던 점에서 전통 지지층 확보 필요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 정치적 기반인 TK 지역 민심에 소구하면서 지지층 이탈 추세를 제어하려는 뜻이 담겼다는 것. 일각에서는 “텃밭을 강조하다보니 중도 확장 등 수도권 민심을 신경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장관석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