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27일(현지 시간) 밤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로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한 채 개전 이후 최대 폭격을 가하며 작전을 벌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이 2단계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이 ‘전면전’이나 ‘침공’ 등의 표현을 피했지만 사실상 하마스와의 지상전을 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7일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의 ‘2단계’ 돌입을 선언하며 “목표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정부를 파괴하고 인질을 데려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은 길고 어려울 것이며 우린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같은 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군대가 그 땅(가자지구 북부)에 주둔 중이고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있다고 밝혔다. 23일 첫 ‘제한적 지상작전’이라며 작전을 마친 보병·기갑부대를 철수시켰을 때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 공군은 폭격으로 하마스 땅굴과 벙커 등 약 150곳을 파괴했고, 하마스의 공중전을 맡던 이삼 아부 루크베 사령관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등도 “가장 길고 야심찬 지상공격” “아주 대규모의 군사작전”이라며 지상전 국면으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중동 전역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2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는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의 미군기지 공격이나 참전 가능성에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카이로=김기윤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