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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하메네이, 하마스에 “전쟁 개입 않겠다”…확전 위험 줄어

이란 하메네이, 하마스에 “전쟁 개입 않겠다”…확전 위험 줄어

Posted November. 17, 2023 08:12,   

Updated November. 17, 202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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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최근 이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참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이 15일 보도했다. 그간 하마스에 직간접적 지원을 해 온 이란이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참전 불가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란이 참전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전체의 전쟁으로 확산될 위험 또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지상군의 파상 공세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하마스가 추가로 세력이 약화될 가능성 또한 크다.

15일 오전 2시경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은 병원 안에서 하마스 작전본부의 존재를 확인했다며 병원 공격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병원에 하마스 시설이 있다”며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거짓 선동”이라며 맞섰다.

● 하메네이 “통보 없이 전쟁” 추궁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최근 이란을 찾은 하니예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을 일으킬 당시 이란에 전혀 사전 통보를 해 주지 않았다는 점을 추궁했다. 또한 이란이 참전할 의사 또한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하메네이가 이란은 물론이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도와 전면적으로 참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마스 내부에서 나오지 않도록 하니예를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하니예는 이달 초 비밀리에 테헤란을 방문해 하메네이 등 이란 수뇌부에게 도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또한 전쟁 발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헤즈볼라 지휘관은 텔레그래프에 “자다가 일어났더니 전쟁이 벌어져 있었다”며 하마스 측이 자신들에게도 사전 통보를 해주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하메네이는 이란이 어떤 식으로든 하마스를 계속 돕겠다는 뜻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 등을 통해 중동 내 미국 및 이스라엘 관련 주요 시설을 로켓, 무인기(드론) 등으로 공격하는 것 또한 포함된다. 하마스에 연대감을 보여주되 이스라엘이나 미국과의 직접 대결에는 휘말리지 않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 이스라엘 “병원 공격 정당”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이 하마스의 작전본부로 쓰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병원 부지 내 한 건물에서 하마스의 작전 지휘소로 쓰인 방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센터에서도 작전 정보가 담긴 컴퓨터와, AK 소총, 탄약, 수류탄 등이 발견됐다며 관련 영상 또한 공개했다.

이는 아랍권 등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민간 의료시설까지 공격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했다”고 줄곧 비판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병원에 하마스 시설이 있다”고 확언했지만 하마스는 ‘거짓 선동’이라며 부인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관련 영상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무삭제, 무편집’이라는 당초 주장과 달리 일부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한 뒤 재공개한 탓이다.

양측의 공방 속에서도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고, 일시 휴전을 맺기 위한 협상은 속도를 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양측이 3일간의 교전 중지를 조건으로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풀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또한 자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비슷한 수로 석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교전 중지 기간에 대한 양측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희망적으로 본다”며 협상이 곧 타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카이로=김기윤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