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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남북, 적대적 두 국가”…광포한 도발 철저 대비해야

김정은 “남북, 적대적 두 국가”…광포한 도발 철저 대비해야

Posted January. 01, 2024 08:07,   

Updated January. 01, 202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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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대미·대남 관계에서 ‘고압적이고 공세적인 초강경 대응’을 위협했다. 김정은은 지난해 말 닷새간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전쟁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현실적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며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남북관계를 ‘적대적이고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노선의 근본적 전환을 선언했다.

‘전쟁’ ‘대사변’을 운운한 김정은의 초강경 노선 천명은 새해 북한의 한층 과감하고 난폭한 도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재작년부터 ‘강대강 정면승부’ 노선에 따라 거침없는 핵·미사일 도발을 일삼아 온 북한이다. 한반도 주변은 물론이고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둔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지난해 말 군사정찰위성까지 쏴 올린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공세적인 대결노선을 걷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정은은 새해에도 정찰위성 3기 추가 발사와 해군 수중·수상 전력 강화, 각종 무인기와 전자전 수단 개발 같은 전방위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남북 관계를 더욱 거친 대결국면으로 몰고갈 작정인 듯하다. 김정은은 “남북관계가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했다. 북한이 진작부터 남측을 향해 ‘대한민국 족속’ ‘대한민국 것들’이라 칭하며 조롱해 왔는데, 이번에 김정은은 한국을 ‘적대 국가’로 단정 짓고 통일전선부 등 대남 기구들의 정리·개편까지 공식화했다. 이 같은 대적 선언은 향후 대남 도발이 무력시위 수준을 넘는 실제 무력 행사로 나타날 것이라는 위협일 수 있다.

김정은은 “미국과 남조선 것들의 대결 광증과 도발 책동으로 통제불능의 위기상황이 항시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며 모든 책임을 ‘미국과 그 추종 세력’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그간 쉴 새 없이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중·러와 밀착해 신냉전 대결에서 재미를 본 것은 북한이다. 식량난 완화나 정찰위성 발사가 ‘자력갱생’의 결과라고는 누구도 믿지 않는다. 김정은은 새해에도 ‘반미 공동투쟁’을 과감히 전개하겠다고 했다. 이미 세계는 유럽과 중동에서 두 개의 전쟁에 휩싸여 있다. 김정은은 이제 동북아 ‘제3의 전쟁’을 협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