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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센강 배 타고 이동하며 개막식… 에펠탑 앞-베르사유 궁전도 경기장

파리 센강 배 타고 이동하며 개막식… 에펠탑 앞-베르사유 궁전도 경기장

Posted April. 17, 2024 07:26,   

Updated April. 17, 202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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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진행한 프랑스 BFMTV·RM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파리를 대표하는 명소 주변에 파리 올림픽 경기장을 마련해 ‘미(美)의 나라 프랑스’를 과시하겠다는 취지다.

파리 곳곳의 관광 명소들은 요즘 경기장 시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거나 리모델링해 경기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개막식은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과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앞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다. 근대올림픽 128년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경기장 밖의 ‘야외 개회식’이다. 개막식은 참가국 선수 1만여 명이 114척의 배에 나눠 타고 센강을 따라 이동하는 장관이 연출될 예정인데 최근 테러 위험이 커지고 있어 개회식 장소가 에펠탑 앞 트로카데로 광장으로 한정되거나 1998년 월드컵 경기가 열렸던 스타드 드 프랑스로 바뀔 수도 있다.

한국이 종주국인 태권도와 프랑스가 종주국인 펜싱은 1900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져 지금은 각종 전시회와 패션쇼 무대가 된 그랑팔레에서 열린다. 한국이 남녀 5개 전 종목 석권을 노리는 양궁 경기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의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 앞 광장에서 치러진다.

수영은 에펠탑과 앵발리드, 샹젤리제 거리를 잇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아래 센강에서 진행된다. 1923년 수질 오염으로 수영이 금지된 이래 100년 만에 센강에서 공식적인 수영대회가 열리는 것이다. 강물의 세균 농도가 유럽 기준치를 넘어선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남은 기간 수질 개선에 힘써 경기를 열 방침이다.

마라톤 경기는 그야말로 파리의 대표적 관광 코스를 따라 진행된다. 파리시청인 오텔드빌에서 시작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무대가 된 오페라 가르니에, 나폴레옹 동상이 세워진 방돔 광장을 거쳐 프랑스 왕실의 화려한 역사가 담긴 베르사유 궁전을 지나 앵발리드에서 끝난다. 올림픽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브레이킹 경기는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다. 프랑스혁명 때인 1793년 루이 16세와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 ‘혁명광장’으로도 불렸던 곳이다.

주요 지하철역도 변신 중이다. 기존 개찰구를 철거하고 승차권 단말기를 따로 설치했다. 올림픽 전후 탑승객이 많이 몰려 통행에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한 조치다. 파리에선 최근 도심 순찰을 도는 경찰이 눈에 띄게 늘었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해 10월 7일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내 테러 우려가 커진 데다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 테러까지 발생하자 국가안보경보 체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테러를 우려해 개막식 관중 규모도 당초 60만 명에서 32만 명으로 줄였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