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부처님오신날인 15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대면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조국 사태’를 계기로 악연이 된 윤 대통령과 조 대표가 5년 만에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 두 사람은 특별한 대화 없이 짧게 악수만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축사한 뒤, 행사를 마친 후 퇴장할 때 참석한 주요 정치권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때 윤 대통령은 조 대표와도 만나 악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 대표와 특별한 의도를 갖고 악수를 한 게 아니다”라며 “앞자리에 앉은 주요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 측도 “윤 대통령이 조 대표에게 ‘반갑습니다’라고 말했다”고만 했다. 윤 대통령은 조 대표 외에 행사장 맨 앞줄에 있던 국민의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과도 악수했다.
윤 대통령이 조 대표와 공식 석상에서 만난 건 201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에 임명된 윤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민정수석비서관이던 조 대표와 차담을 나눴다. 같은 해 8월 조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뒤 국회 인사청문회 전후로 자녀 입시 비리 등이 집중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윤 대통령이 이끌던 검찰은 조 대표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였다. 자연스럽게 윤 대통령과 조 장관은 검찰 수장과 사건 당사자로 악연이 됐다. 4월 총선에서 조 대표가 창당한 조국혁신당은 비례 12석을 차지해 원내 3당 지위를 확보했다. 조 대표는 최근 ‘김건희 특검법’ 등을 주장하며 대통령 탄핵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민주당 추미애 당선인도 참석했다. 22대 국회 국회의장이 유력한 추 당선인은 행사장 두 번째 줄에 앉아 윤 대통령과 따로 인사를 나누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헌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