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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여부, 질 여사 손에 달렸다

Posted July. 01, 2024 07:55,   

Updated July. 01, 202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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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2)의 대선 TV토론 참패로 미 민주당 내부에서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 유세 일정을 강행하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재선 출마선언 등 주요 정치적 결정 때마다 ‘게이트키퍼’ 역할을 해온 부인 질 바이든 여사(73)가 사퇴 여부를 결정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NBC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가족들과 재선 도전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열린 1차 대선 TV토론에서 90분 내내 쉰 목소리와 횡설수설하는 답변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압도당하자 민주당 안팎에서 대선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가족회의를 갖는 것.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출마와 지난해 재선 도전 선언 등 주요 정치적 계기 때마다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을 내렸다.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전제가 정확하지 않다”며 자진 사퇴가 논의될 가능성에 거리를 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뉴욕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방청석에 앉은 민주당 의원 3명을 부른 뒤 “출구가 없지 않느냐(No way out)”면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8일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선 “나는 예전만큼 토론을 잘하지 못한다”고 고령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나는 이 일(대통령)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TV토론 직후 당초 예정됐던 유세와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모두 강행하면서 사퇴 가능성에 선을 긋고 지지층과 민주당 안팎의 동요를 가라앉히려 한 것.

하지만 미 민주당 내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요구를 위한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복수의 하원 민주당 의원을 인용해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 사퇴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부인인 질 여사의 판단이 바이든 대통령 사퇴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인 조 모건 변호사는 뉴욕타임스(NYT)에 “질의 목소리가 최종적이고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령에 대한 우려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적극 지지했던 질 여사는 지난달 29일 모금 행사에서도 ‘투표하라(Vote)’는 문구가 대거 적힌 의상을 입고 나와 “조(바이든 대통령)는 대통령에 적합한 사람일 뿐 아니라 대통령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