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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골프 최초 반바지 대회 열렸다

Posted July. 12, 2024 08:10,   

Updated July. 12, 202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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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전북 군산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군산CC오픈 1라운드. 오전 6시 50분 첫 조에서 첫 티샷을 한 김용태는 반바지 차림으로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김용태뿐만 아니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144명 가운데 11명이 반바지를 입고 라운드를 했다. KPGA투어 56년 역사상 정규대회에 반바지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PGA투어 규정에 따르면 6∼9월에 개최되는 대회에서 선수들은 프로암과 연습라운드 때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주최 측에서 허용하면 정규대회 때도 반바지를 입어도 된다. 군산CC오픈 대회 조직위원회가 전날 “대회 기간 동안 습도 높은 무더위가 예상된다. 선수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한해 경기 중에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했다”고 발표하면서 ‘반바지 라운드’가 열리게 됐다.

KPGA투어는 반바지 착용 규정도 따로 마련해 두고 있다. 상의는 바지 안에 반드시 넣어야 하고, 무릎 기준 위·아래로 10cm 이상 짧거나 긴 바지는 금지다. 트레이닝복 형태의 반바지도 입을 수 없다.

반바지를 허용하는 해외투어도 적지 않다. LIV골프와 아시안투어에서는 반바지 착용이 자유다. DP월드투어(옛 유럽투어)는 기상 상황에 따라 조건부로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 다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일본투어는 프로암과 연습라운드 때만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선수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아시안투어에서 종종 반바지를 입고 나섰던 김비오는 “확실히 반바지를 입고 경기하니까 시원하고 편하다”면서 “반바지 착용을 어색해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을 위한 제도인 만큼 앞으로 반바지를 입는 선수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긴바지를 입고 경기한 장유빈은 “반바지를 챙겨 오지 않았는데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반바지를 가지고 오신다’고 했다. 2라운드부터는 반바지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빈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반바지를 입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는 또 사상 처음으로 ‘상금 채리티’ 방식으로 추가 상금을 준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7억 원, 우승 상금은 1억4000만 원인데 군산CC 측은 갤러리 입장료와 프로암 수입, 식음료 판매 등으로 얻은 수익을 상금에 보태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회 종료 후 총상금은 1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