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경호처 출신 ‘해병대 골프장 잡아달라’ 요청… 임성근, 예약확정 문자 보내

경호처 출신 ‘해병대 골프장 잡아달라’ 요청… 임성근, 예약확정 문자 보내

Posted July. 16, 2024 07:42,   

Updated July. 16, 2024 07:42

ENGLISH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모 씨와 해병대 골프장 예약과 관련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2022년 5월 송 씨가 해병대 골프장을 예약해달라며 임 전 사단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병대 출신인 송 씨는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창구’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다. 임 전 사단장과의 골프 모임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대화방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공범 이모 씨 등도 같이 있었다.

당시 송 씨는 “5월 중 덕산대 운동을 잡아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임 전 사단장에게 보냈고, 임 전 사단장은 “서해 연평도에서 훈련을 하고 있어 추후 연락을 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덕산대’가 경기도 화성에 있는 해병대 골프장을 지칭하는 ‘덕산대 체력단련장’을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수처는 또 임 전 사단장이 같은 해 6월 본인 이름으로 덕산대 체력단련장을 예약한 내역이 담긴 예약 확정 문자메시지를 송 씨에게 보낸(포워딩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자메시지는 예약 시간과 코스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공수처는 최근 이 골프장을 방문해 출입기록 등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송 씨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과 골프를 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우연찮게 인사 나기 전 안부를 묻다가 만난 것이지 ‘골프 모임’은 아니다”라며 “그 이후엔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임 전 사단장 측은 “(채 상병이 순직한) 지난해 7월 19일부터 (2차 사의 표명 이후인) 8월 31일까지 송 씨와 통화를 하지 않았다”며 구명 로비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문자메시지 등으로 접촉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아왔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