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에 이틀 동안 최대 634mm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이번 장마 들어 가장 많은 비가 온 것인데 수도권에는 주말인 20일부터 다시 폭우가 예상돼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수도권 곳곳에 시간당 강수량 50m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경기 평택시(88.5mm), 파주시(69.8mm), 연천군(58.5mm) 등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세찬 비가 내렸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로 분류되고,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에 해당한다.
전날(17일) 수도권에 많게는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데 이어 연이어 물 폭탄이 쏟아진 것이다. 파주시 판문점의 경우 이틀간 강수량이 634mm였는데 이는 파주 연평균 강수량(1295.8mm)의 절반에 해당한다. 인천과 서울에도 이틀 동안 각각 328.5mm와 208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날 폭우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좁게 압축되면서 발생했다. 장마전선상에 중규모 저기압이 불규칙하게 발달했는데 여기에 남서쪽에서 불어온 하층제트기류까지 가세해 많은 양의 수증기를 더한 것이다.
이틀 동안 쏟아진 폭우로 수도권 곳곳에선 저지대 주민이 대피하고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임진강과 한탄강 유역 8개 지점에 홍수특보가 발령됐고 8개 시도 36개 시군구에서 628가구, 901명이 일시 대피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19일에는 정체전선이 남하해 오전에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20∼30mm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또 기상청은 19일까지 호남권에 최대 15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또 토요일인 20일에는 서해상에서 발달한 중규모 저기압이 수도권부터 장맛비를 뿌리기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주말까지 장맛비가 내리고 22일 이후에는 남부 및 제주 지역에 비 소식이 없다. 기상청은 다만 “변동성이 심한 상황”이라며 장마 종료 가능성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주요 수치예보 모델은 대만 남동쪽에 저기압성 소용돌이가 발달하면서 조만간 올해 첫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진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