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MS 클라우드 먹통에 파랗게 질린 세계

Posted July. 22, 2024 07:43,   

Updated July. 22, 2024 07:43

ENGLISH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19일 발생한 장애로 전 세계가 정보기술(IT) 먹통 사태를 겪고 있다. 미국, 독일 공항에서 비행기들의 발이 묶였고 영국, 호주의 증권거래소와 방송사 등에선 컴퓨터 화면이 파랗게 멈춰서는 ‘블루스크린 현상’이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의 발권에 차질이 빚어졌다. 완전 복구까지 길게는 몇 주가 걸린다고 한다. IT로 이어진 ‘초연결 세계’의 잠재적 위험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쓸 수 있게 만든 것이 클라우드 서비스다. 자체 시스템보다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국내외의 많은 기업들이 이용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25%로 2위다. 1위는 31%인 아마존, 3위는 11%인 구글로 미국의 빅테크들이 70%의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MS 클라우드의 보안을 책임진 미국 사이버 보안기업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MS의 윈도 운영체제와 충돌해 발생했다고 한다. 클라우스 서비스로 윈도를 이용하는 기업, 개인의 컴퓨터 850만 여대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수만 대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 지연되는 등 피해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IT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 이번 사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작년 경기 성남시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톡 메신저와 카카오택시의 장애, 작년 지방행정 전산망 먹통으로 인한 민원서비스 중단 때와 마찬가지로 고도로 집중된 IT 시스템에 탈이 나 불거진 사고이기 때문이다. 극도로 복잡해진 대형 IT 체계를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건 세계 최고의 기업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란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들은 과도한 쏠림으로 인한 정보통신 인프라의 취약성을 재점검하고, 백업 시스템을 강화해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몇몇 빅테크가 주도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이 고도화할수록 유사한 사고의 위험성은 커질 것이다. 해외, 그것도 특정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자주성’ 확보가 갈수록 절실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