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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 사퇴… ‘트럼프 리스크’에 ‘레임덕 리스크’까지

바이든 후보 사퇴… ‘트럼프 리스크’에 ‘레임덕 리스크’까지

Posted July. 23, 2024 07:46,   

Updated July. 23, 202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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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결할 것으로 예상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에서 21일 전격 사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월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대선 후보 토론에서 참패한 후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겨 공식 지명 절차만을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는 건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 발표와 함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을 대신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추대될지, 온라인 투표라는 방식으로 다른 후보들과의 경선을 거칠 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지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격차가 적다. 흑인과 히스패닉 등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우려하는 무당층이 전략적 선택을 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시 박빙을 이룰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의 리스크에 앞서 당장 대선 경쟁에서 물러난 현직 대통령의 레임덕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개입하고 있고 중국의 대만 위협과 북한의 러시아와의 밀착도 관리해야 한다. 재집권 가능성이 사라진 임기말 현직 대통령은 본인의 의욕도, 상대방이 느끼는 영향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바이든 정부와 함께 심혈을 기울여온 확장억제(핵우산) 제도화와 관련해 “이미 프로세스에서 틀이 짜여진 만큼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임무 완성의 난이도가 다소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조기에 하자고 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에 따라 협상에 힘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세 도중 날아든 암살범의 총탄까지 비껴간 후 기세가 등등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다 된 듯이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뉴욕 양키스 경기 동반 관람을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대북관계도 다시 톱다운 방식으로 회귀할 것을 예고했다. 동맹국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물론 민주당의 새 후보가 결정되면 상황은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미국 대선 승패가 결정될 때까지 100여일이 남았다. 그동안 ‘트럼프 리스크’에 ‘레임덕 리스크’까지 이중의 리스크를 지혜롭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