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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교수들 ‘전공의 수련 보이콧’에 제재 시사

정부, 의대 교수들 ‘전공의 수련 보이콧’에 제재 시사

Posted July. 24, 2024 07:32,   

Updated July. 24, 202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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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부터 병원을 옮겨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지도하지 않겠다는 의대 교수들의 ‘수련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정부가 “헌법적, 인권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환자단체들도 “환자의 생명을 포기하는 행동”이라며 반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최근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에 모집될 전공의의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는 ‘수련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며 “환자의 불안과 불편을 외면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권병기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도 회의 후 브리핑에서 “출신 학교나 병원으로 제자들을 차별하는 건 의학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고 차별을 금지하는 헌법적 가치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사직 처리된 전공의들의 빈자리에 다른 병원 출신 전공의들이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는 교수들의 행위가 차별적이라고 비판한 셈이다. 정부는 수련병원이 전공의 정원보다 적은 인원을 선발할 경우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권 지원관은 “(의대 교수들의 보이콧이) 가시화될 경우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의 성명은 이날도 이어졌다. 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들의 온전한 복귀 없이 일부 충원에 의존하는 미봉책 전공의 수련 시스템으로는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어렵다”며 “특히 상급 연차 전공의가 없는 상황에서 1년 차 전공의 수련의 질 저하가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들도 “‘인기과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지역 필수 의료의 붕괴가 우려된다”며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환자단체는 ‘수련 보이콧’ 움직임에 크게 반발했다. 한국폐암환우회 등 6개 단체가 속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환자의 고통과 생명을 포기하고 국민의 치료권을 방해하는 행동은 몰염치하고 반인륜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의사 대토론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의협 관계자는 “젊은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되돌아보고,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창수, 임정혁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공동위원장과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