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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해리스, 유세 3주만에 트럼프 따라잡아… 경합주도 동률

상승세 해리스, 유세 3주만에 트럼프 따라잡아… 경합주도 동률

Posted August. 13, 2024 08:12,   

Updated August. 13, 202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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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현지 시간) 피격 직후 한때 “대선 승기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 후 지지율 정체에 빠졌다. 반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뚜렷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는 미 전역 및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급해진 트럼프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미시간주 유세 당시 공항에 모인 민주당 지지층 사진을 두고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여성이며 비(非)백인인 것을 공격해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은 트럼프 후보가 사진 조작설까지 제기한 것을 두고 지지율 정체에 따른 다급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캠프에 대한 해킹, 추가 해킹 가능성 등도 이런 어수선한 상황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유세 시작 3주 만에 트럼프에 우위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지 이틀 후인 지난달 23일부터 대선 유세를 시작했다. 당시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주요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후보에게 뒤졌다. 지난달 23일 NYT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는 미 50개 주 전역에서 45%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8%)에게 밀렸다. RCP 조사에서도 45.9%를 기록해 역시 트럼프 후보(47.5%)보다 낮았다.

하지만 해리스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대의원의 과반 확보(2일), 후보 공식 지명(5일) 등의 계기로 본격적인 지지율 상승세를 탔다. 해리스 후보는 RCP와 NYT 조사에서 모두 후보로 공식 지명된 5일을 기점으로 트럼프 후보를 제쳤다. RCP의 마지막 조사가 있었던 8일, NYT 11일 조사에서는 그 격차를 더 벌렸다.

해리스 후보는 11일 기준 NYT 조사에서 48%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7%)를 눌렀다. 8일 RCP 조사에서도 47.6%를 얻어 트럼프 후보(47.1%)를 앞섰다. 비록 지지율 격차가 크지는 않지만 유세를 시작한 지 채 3주도 안 되는 기간에 ‘열세’를 ‘근소 우위’로 뒤집은 것.

경합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뚜렷한 상승세다. 지난달 23일 이곳에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45%로 트럼프 후보(49%)에 오차범위 밖 열세였으나 11일 기준 48%로 동률이다.

●다급해진 트럼프 ‘해리스 군중, AI 조작’ 주장

트럼프 후보는 1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해리스 후보가 미시간주 유세를 위해 디트로이트 인근 공항에 도착했을 때 모인 청중을 거론하며 “해리스가 공항에서 속임수를 썼다. 그런 군중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AI로 조작된 가짜 이미지이며 카멀라는 사기꾼(cheater)”이라고 했다.

현장에 있던 수많은 취재진들은 “실제 많은 인파가 모였고 그 행렬이 공항 밖에까지 이어질 정도였다”며 “거짓말을 한 건 트럼프”라고 반박했다. NYT는 “이날 군중은 수천 명의 사람들과 NYT를 포함한 뉴스 매체가 목격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행사는 라이브로 스트리밍됐다. 1만5000명이 격납고를 가득 채웠고 참석자들이 활주로로 쏟아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10일 트럼프 캠프가 정체불명의 해커에게 공격받아 주요 문서를 해킹당한 것을 둘러싼 파장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캠프 측은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트럼프 후보는 대통령이던 시절(2017년 1월∼2021년 1월) 이란과의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큰 갈등을 빚었다. 이 와중에 11일 WP는 트럼프 캠 프에 대한 추가 해킹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보라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