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미 대선, 경기침체… 韓 흔드는 세 가지 키워드
Posted September. 13, 2024 07:46,
Updated September. 13, 2024 07:46
AI, 미 대선, 경기침체… 韓 흔드는 세 가지 키워드.
September. 13, 202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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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간으로 11일 오전, 태평양 넘어 미국에서 벌어지는 대통령선거 토론에 국내 주요 그룹 전략 담당자들은 동태를 주시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한 주요 기업 임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보조금이 걸려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법인세 인상 가능성도 있고 고민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미국 대선이라는 파도 외에 국내외 정치, 거시경제, 산업 수요 등이 모두 안갯속이라는 의미였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한국의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지난달 수출이 579억 달러로 8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삼성 SK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를 걷어내고 보면 실적이 나빠진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동아일보가 매출 100대 기업의 상반기(1∼6월) 반기보고서를 분석해 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배터리, 철강, 항공부문 대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대폭 하락하고 있었다.
재계는 특히 해외발 ‘불확실성 폭풍’ 세 가지 변수로 미 대선, 경기침체, 인공지능(AI) 거품론을 꼽는다. 미 대선에서 민주당 공화당 대선 후보 중 누가 돼도 미 우선주의는 강화될 전망이다. 미 우선주의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중산층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산 저가 상품 봇물로 미 제조업이 흔들리자 중서부 노동자 계층의 불만이 커져 왔던 것이다. 향후 미국 투자 유치 압박, 중국과의 대치 국면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미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104조 원 투자를 약속한 4대 그룹에 더 많은 투자 압박과 무역 규제가 뒤따를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더 나아가 경기침체 조짐이 보이는 점도 우려스럽다. 세계 최대 시장 미국과 중국의 침체 우려로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감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감원은 세계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진다는 뜻이다. 이미 내수 경기가 얼어붙은 한국의 수출 기둥인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TV 등마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불안했던 세계 경제를 굴러가게 한 AI 투자 붐마저 ‘거품론’ 논란 속 불확실성에 휘둘리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했다가 다음 날 폭락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미 대선, 글로벌 경기침체, AI 투자 둔화는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후폭풍은 더욱 두렵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오면 미 우선주의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면 AI발 ‘반도체의 봄’은 급격히 겨울로 치달을 것이다. 경기침체로 수출이 타격을 입을 때, 반도체에 기댈 수도 없게 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사업을 모두 거느린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한 이유다.
급박하게 거시 환경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 정부나 정치권에선 체감하지 못하는 듯하다. 대표적으로 국내 경제 8단체가 한목소리로 최근 상법 개정안 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이내 묻히는 분위기다. 반도체법, 전력망 확충 등 뚜렷하게 나온 지원책도 없다. 폭풍이 오고 나서 대책을 논의하면 이미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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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간으로 11일 오전, 태평양 넘어 미국에서 벌어지는 대통령선거 토론에 국내 주요 그룹 전략 담당자들은 동태를 주시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한 주요 기업 임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보조금이 걸려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법인세 인상 가능성도 있고 고민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미국 대선이라는 파도 외에 국내외 정치, 거시경제, 산업 수요 등이 모두 안갯속이라는 의미였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한국의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지난달 수출이 579억 달러로 8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삼성 SK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를 걷어내고 보면 실적이 나빠진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동아일보가 매출 100대 기업의 상반기(1∼6월) 반기보고서를 분석해 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배터리, 철강, 항공부문 대표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대폭 하락하고 있었다.
재계는 특히 해외발 ‘불확실성 폭풍’ 세 가지 변수로 미 대선, 경기침체, 인공지능(AI) 거품론을 꼽는다. 미 대선에서 민주당 공화당 대선 후보 중 누가 돼도 미 우선주의는 강화될 전망이다. 미 우선주의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중산층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산 저가 상품 봇물로 미 제조업이 흔들리자 중서부 노동자 계층의 불만이 커져 왔던 것이다. 향후 미국 투자 유치 압박, 중국과의 대치 국면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미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104조 원 투자를 약속한 4대 그룹에 더 많은 투자 압박과 무역 규제가 뒤따를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더 나아가 경기침체 조짐이 보이는 점도 우려스럽다. 세계 최대 시장 미국과 중국의 침체 우려로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감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감원은 세계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진다는 뜻이다. 이미 내수 경기가 얼어붙은 한국의 수출 기둥인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TV 등마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불안했던 세계 경제를 굴러가게 한 AI 투자 붐마저 ‘거품론’ 논란 속 불확실성에 휘둘리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했다가 다음 날 폭락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미 대선, 글로벌 경기침체, AI 투자 둔화는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후폭풍은 더욱 두렵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오면 미 우선주의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이고,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면 AI발 ‘반도체의 봄’은 급격히 겨울로 치달을 것이다. 경기침체로 수출이 타격을 입을 때, 반도체에 기댈 수도 없게 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사업을 모두 거느린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한 이유다.
급박하게 거시 환경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 정부나 정치권에선 체감하지 못하는 듯하다. 대표적으로 국내 경제 8단체가 한목소리로 최근 상법 개정안 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지만 이내 묻히는 분위기다. 반도체법, 전력망 확충 등 뚜렷하게 나온 지원책도 없다. 폭풍이 오고 나서 대책을 논의하면 이미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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