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 자신의 등번호 51번과 같은 나이가 된 일본 야구의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51)가 올해도 변함없이 ‘철완’을 과시했다. 자신이 구단주이자 감독을 맡고 있는 ‘동네 야구’ 팀 고베 지벤의 선발 투수로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3089개의 안타를 때리며 ‘타격 기계’로 불린 이치로는 2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여자 고교야구 선발팀과의 경기에 선발 투수 겸 1번 타자로 출전해 17-3, 대승을 이끌었다.
이치로는 2021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치르는 여자 고교 선발팀과의 친선 경기에 매번 선발 투수로 등판해 1회부터 9회까지 9이닝 완투를 해 왔다. 2021년에는 9이닝 완봉승으로 1-0 승리를 이끌었고, 2022년에는 9이닝 1실점 했다. 지난해에는 9이닝 완봉으로 4-0 승리를 책임졌다.
올해는 지난 3년간과 달리 1회부터 3점을 먼저 내주며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컨디션을 되찾은 뒤 9회까지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다. 이날 최종 성적은 9이닝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3실점(비자책)이었다. 투구 수는 116개였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38km까지 나왔다. 타석에서는 4개의 안타를 몰아 쳤다.
MLB 뉴욕 양키스에서 거포로 활약했던 마쓰이 히데키(50)도 이날 처음으로 고베 지벤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 4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한 마쓰이는 8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두 선수는 동시대에 MLB에서 활약했지만 같은 팀 소속으로 경기를 뛴 적은 없다. 일본 현지 매체들은 “이치로가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마쓰이를 활짝 웃는 얼굴로 맞았다”고 전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