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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北, 핵이 지켜줄거라는 망상 벗어나야”

尹 “北, 핵이 지켜줄거라는 망상 벗어나야”

Posted October. 02, 2024 07:36,   

Updated October. 02, 202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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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을 불과 35일 앞둔 가운데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발을 시사하면서 이번달을 기점으로 북한 도발 수위가 정점으로 치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미 당국은 최근까지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주로 한국을 겨냥한 도발에 집중해온 북한이 이제는 미 대선을 의식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국의 관심을 끌만한 중대 도발까지 병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을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렇게 북한은 대남·대미 타격 수단을 순차적으로 과시하며 위협 수위를 높인 뒤 미 대선 이후엔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해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며 새 미국 행정부와 핵 담판에 나설 거란 관측도 나온다.

● 정상각도 ICBM, 하와이 인근 낙하시킬수도

북한은 5000km 이상 사거리를 지닌 ICBM에 대한 시험발사를 그동안 수직에 가까운 고각으로만 진행했다. 지난해 4월과 7월 최신 ICBM인 ‘화성-18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하긴 했지만 2∼3단 발사체가 분리될 땐 고각 궤도로 비행시켜 사거리를 1000km대로 조정했다. 이에 북한이 ICBM 핵심 기술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갖추지 못한 거란 의구심도 나왔다.

그런 만큼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화성-18형의 1∼3단 추진체를 모두 정상각도로 발사한 뒤 5000km 이상 날려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 공해상에 탄두를 낙하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각 발사 때보다 높은 고열·마찰을 견디며 궤도가 수정되지 않고 탄두가 안정적으로 대기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려 할 수 있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최대 사거리 1만km 이상으로 쏘지 않더라도 5000km 이상으로만 정상각도 발사에 성공해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입증됐다는 우려가 미국에서 제기될 것”이라고 했다.

ICBM은 하와이에서 불과 1000∼2000km 떨어진 바다에 떨어질 수도 있는 만큼 정상각도 발사 자체가 한미에 엄청난 위협감을 줄 수도 있다. 게다가 화성-18형은 연료 주입 시간이 짧아 기습타격이 가능한 고체연료 ICBM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그동안 정찰위성 발사를 해온 필리핀 방향으로 ICBM을 날릴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또 “화성-18형보단 자신감 있는 액체연료 기반 화성-17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기존 ICBM 이동식발사대(TEL)보다 긴 12축 TEL을 김 위원장이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미사일 길이나 탄두 중량을 늘린 신형 ICBM 개발 가능성까지 내비친 바 있다.

타격 수단을 증명한 북한은 다음 수순으로 7차 핵실험을 감행해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핵보유국’을 인정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암시하듯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핵보유국이란 ‘국위(國位)’를 놓고 흥정하지 않겠다며 “미국의 어떤 정권도 달라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이달 새 영토규정 헌법 반영해 대남 도발 가능성도

동시에 북한은 7일 예고된 우리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 한국을 ‘제1적대국’으로 명시하고 새로운 ‘해상국경선’을 설정하는 등 헌법을 개정해 대남 도발 수위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올해 2월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 국경선 수역에서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하라”는 김 위원장 언급을 고려할 때 북한이 2007년 주장한 ‘경비계선’이나 그보다 더 남쪽으로 연평도·백령도 인근에 새로운 선을 그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분쟁수역화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 함정의 NLL 침범 시도 등이 이어지며 향후 남북 간 우발적인 군사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진 newjin@donga.com